Kim Chan-il

Line-Variation
2015-05-29 ~ 2015-06-12

김찬일 작품의 특징은 ‘평면 위에 이미지가 그려진 것’이라는 회화의 기본적인 배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다. 캔버스에 높낮이가 다 다른 단단하게 굳어진 작은 조각들을 부착시키고 그 조각들을 연결하여 선이나 형상으로 시각화한다. 그 위에 아크릴물감과 독특한 안료를 여러 겹 입힌 후 다시 깎아 내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작품을 제작한다. 은회색, 금색, 자주 등과 같은 세련되고 은은한 색조의 화면은 조명과 각도, 감상자의 움직임에 따라 부드러운 색감을 내기도 했다가 금속판처럼 보이기도 하고 밝음과 어둠, 들어감과 나옴, 뭉침과 흩어짐의 환영을 산출하면서 손끝에 만져지는 것 같은 촉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색감은 난반사되어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점선과 같은 기하학적인 형상은 바탕 위로 서서히 떠오르는 듯 혹은 화면 자체를 움직이며 진동하는 듯 음악적요소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미지와 색감이 관람자의 감정에 따라 세밀하게 조응한다.

평론가 박영택은 “김찬일의 근작은 오브제와 회화가 가장 긴밀하게, 얇게 저며져서 이룬 독특한 피부를 보여주는데 그 피부는 촉각성과 시각성의 극화를 연출한다.”고 하였다. 김찬일의 작품은 오랜 시간동안 연구하고 노력한 작업과정의 결과물로써 유행하는 사조나 회화의 트랜드에 편승하지 않고 캔버스라는 전통회화 매체를 사용하지만 부조와 독특한 발색효과로 회화의 영역을 뛰어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