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n,Jin Ah

손진아 개인전
2014-06-05 ~ 2014-06-25

심상풍경을 통한 자아 표현과 공간연출

그의 의자는 실물의 사실적 묘사와는 거리가 있다. 원근법이 무시된 의자는 평면적이며, 장식적 회화로 주목되었다. 그의 의자는 체스 판의 사각형과 어우러지면서, 독자적 조형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함과 깔끔하게 처리된 시각적 표현들은 망막에 자극을 주어 충격적이기도 하다. 또한 의자가 마치 의인화된 형상으로 느껴지면서, 자아의 집착과 고립 등 미와 상징의 영역을 넘나든다. 이후 ‘의자’는 단순한 모티브에서 주체가 되는 사유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
이처럼 그의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자’이다. 모티브이며, 동시에 주제가 되기도 하는 의자가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여기서 의자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때로 과시적 형태의 의자는 허영이나 남성적 성격을 보여주나 작가는 이를 남성도 여성도 아닌 가능한 중성적 성격으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의자와 그 속에 흑백이 교차되는 모자이크 형태의 사각형은 실상(實像,real image)과 허상(虛像,virtual image)의 경계를 넘나든다. 의자가 갖는 실제의 이미지가 사각의 가상 이미지와 어울리면서 ‘자아’와 ‘타자’를 구분하는 심리적 시각적 작업이다.

의자는 허상의 이미지이다. 이러한 형상의 이미지는 가장 중요한 문제로 반복되어 나타난다. 일종의 ‘자아’ 표현으로 반복된 자아 이미지다. 이처럼 의자는 단순한 모티브 이상의 주인공 역할을 한다. 그것은 인격을 가진 생명체이며, 고립된 인간, 혹은 감정까지 나타낸다. 자아의 감정 변화를 의자에 담는 것이다. 심리적, 현실적 독백으로 의자는 내면세계를 표현하며, 시각적 변화로 확장된 공간을 갖는다. 결과적으로 의자의 해체를 통해 보아 왔던 자기표현은 심리적 표현의 시각변화로 연민이라는 의미를 담기도 한다. 의자는 안락함보다 고독이나, 외로움, 연민의 대상이 된다.

의인화된 의자에서 감상자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의자는 곧 정신으로 형상과 골격을 갖는다. 정신적 존재로 의자이다. 의자 등받이와 방석 부분에 흑백이 교차되는 사각의 문양을 통해 의자는 시각적 움직임을 갖는다. 마치 깊이를 갖는 의자의 표면이 확대되고 확장되어 원근법과 다른 입체감을 나타낸다. 이러한 조형요소로 망막의 충격이 극대화되고, 심리적 압박과 감각의 자극이 더욱 강해진다. 우리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의자는 시대적 증인으로 비쳐진다.

유재길 (미술비평,홍익대교수) 평론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