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ng Juna

Still life, Still light
2021-03-23 ~ 2021-04-06

Still life, Still light

저는 제가 발견한 도시의 모습들을 조금씩 그려왔습니다. 도시가 늘 아름다운 모습이지는 않지만 가끔 눈길을 뗄 수 없는 순간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매일 지나가는 길을 걷다가도 노을이 붉게 지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게 되는 것 처럼요. 아무 생각없이 멈춰선 찰나가 그 도시의 한 모습으로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기도 합니다.

가끔은 도시에 빈틈없이 들어찬 너무 많은 것들에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계속 걸어가 도착한 곳에서 마침내 숨을 고르쉴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도시에 사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서로를 스쳐가는 동안 도시라는 이름은 점점 더 피로하고 낯설게 들립니다. 하지만 도시의 불빛들이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을 비추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나는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어집니다. 도시는 그저 장소로서의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이야기와 생활방식들이 뭉쳐져 있는 숨쉬는 유기체 같습니다. 사람들이 잠시동안이나마 몰두하는 순간들과 그 순간을 그림으로 끌어들였을 때 내가 감지하고자 하는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양준화